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고 소화불량이 지속된다면 담낭에 문제가 있는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담낭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저장하고 농축하는 역할을 하며 식후 지방을 소화하는 데 중요한 기관이다. 그러나 담낭에 용종이 생겨도 별다른 증상이 없어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담낭용종의 발생과 원인
간에서 생성되는 담즙은 지방 소화에 필요한 소화효소로, 담낭에서 농축돼 음식 섭취 후 배출된다. 기름진 음식을 자주 섭취하거나 장시간 공복 상태가 계속되면 담즙이 과다하게 저장돼 담낭의 크기가 커질 수 있다. 담낭에 발생하는 용종은 점막에서 돌출된 병변으로, 그 모양에 따라 유경성과 무경성으로 나뉜다. 유경성 용종은 돌출된 병변이 잘록한 목 부위가 있으면서 점막에 붙어있는 경우이고 무경성 용종은 기저부가 넓고 목이 없는 경우를 말한다.
대구파티마병원 외과 천재민 과장은 “담즙을 구성하는 성분들은 여러 물질이 있지만 콜레스테롤이 한 일부를 차지하게 된다. 콜레스테롤 외에 담즙산이나 레시틴이라는 물질들이 담즙을 구성하게 되는데 이것의 불균형은 담낭용종·담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서구화된 식습관에 따른 비만·고지혈증 등은 담낭 질환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건강검진 통계에 따르면 담낭용종 진단 비율은 2006년 2.2%에서 2016년 9.9%로 증가했다.
◇담낭용종의 종류와 진단 방법
담낭용종은 진성용종과 가성용종으로 구분된다. 진성용종은 비정상적인 세포가 포함된 것으로, 담낭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담낭선종은 전암병변으로 간주돼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반면 가성용종은 콜레스테롤 용종과 같이 암과 무관한 경우가 많다.
담낭은 내시경 검사가 어려운 장기이므로 복부 초음파를 통해 주로 진단한다. 초음파는 안전하고 간편한 검사로 용종의 유무와 크기, 모양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초음파 외에도 CT와 내시경 초음파를 통해 악성 여부를 정밀하게 검사할 수 있다.
◇악성 위험 인자와 치료 기준
담낭용종의 악성 위험성은 용종의 크기와 모양, 개수, 환자의 나이 등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1cm 이상의 용종은 10~20%가 악성일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용종의 모양은 목이 없는 무경성은 유경성보다 약 7배의 악성 위험성을 가진다고 보고된다. 50세 이상의 환자, 담석을 동반한 경우, 용종의 급격한 크기 변화 역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담낭용종의 치료 방법
악성 위험이 큰 담낭용종은 복강경을 이용한 담낭절제술을 통해 제거한다. 이 수술은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절제된 담낭은 조직검사를 통해 악성 여부를 확인한다. 크기가 1cm 미만인 용종은 수술 대신 정기적인 초음파를 통한 추적 관찰을 권장하며 크기나 모양의 변화가 없는 경우 매년 한 번씩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복강경 담낭절제술의 합병증
복강경 수술은 비교적 안전한 방법이지만 출혈, 감염, 담도 손상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수술 후 일부 환자는 소화력 저하나 오른쪽 윗배 통증을 호소할 수 있으나 대부분 1~2개월 내 호전된다.
천재민 과장은 “담낭용종은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담낭용종의 증상이 복통, 소화불량, 명치부위 불쾌감 등 비특이적인 소화불량 증상으로 인해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기 쉬우므로 정기적인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담낭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악성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적절한 추적 관찰 또는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